북 인권문제 책임자 국제법정 세우고 남북 평화협정 위해
작성일 2014-04-18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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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마이클 커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장 워싱턴 강연
호주의 대법관을 지낸 마이클 커비(75)는 지난해 5월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위원장을 맡기 전까지 “‘코리아’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자신이 자란 시드니에 코리안 감리교회가 있었다는 점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리고 “할아버지가 호주 공산당 재정국장이어서 어릴 때부터 옛 소련의 프로파간다 속에서 살았고, 지역의 공산주의자들이 더 나은 세상에 대한 관념을 갖고 일했던 것도 잘 안다”고 했다.
커비는 오는 17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비공식 회의에 출석해 지난 1년간 자신이 작성한 북한인권조사보고서를 설명하기에 앞서 14일 워싱턴 브루킹스연구소에서 한 강연에서 경향신문 기자 등의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 즉 “한반도의 어느 쪽에 대한 어떠한 편견도 증오도 없이” 이 문제를 살펴봤다는 것이다.
결론은 잘 알려졌듯이 북한에서 지도부의 정책적 잘못으로 체계적이고 광범위한 인권 침해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고, 그것은 반인도적 범죄에 해당하기 때문에 국제사회가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 국제 평화·안보 연관된 문제 안보리 결의 거쳐 ICC 회부
북 인권에 무관심한 한국 언론 현실 놀라워
커비는 인권 침해의 책임자에게 책임을 묻는 절차를 거치기 위해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가 가장 효율적이라며 이를 위해 서는 안보리의 결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의 논리는 “인권 문제가, 적어도 북한의 경우에는 국제 평화·안보와 긴밀히 연관돼 있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커비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의 거부권 제도가 유엔의 존속에 기여한 것이사실이지만 특정 국가(중국)가 거부권을 행사함으로써 치러야 할 비용도 안보리 논의에서 공개적으로 제기돼야 한다”며 “역사의 법정 앞에서뿐만 아니라 국제 법정 앞에서도 책임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 인권 문제를 대응하기 위한 법적인 차원의 조치이지만, 커비는 정치적 차원의 조치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 교육을 통해 알고 있던 한국전쟁의 상처를 거론했다. “(미군의) 융단폭격 등 전율할 만한 경험들이 있었고, COI도 보고서에서 아직 전쟁의 상처들이 아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전쟁을 끝내는 협정이 있고 난 뒤에야 그 상처들이 아물 수 있다.
1·2차 세계대전과 달리 한국전쟁은 아직 한번도 평화협정이 맺어지지 않았다. 그런 상처가 아물기 위해서는 (남북한이) 사람 대 사람의 접촉을 장려해야 한다.” 그는 북한 인권 침해의 책임자를 법정에 세우는 법적 조치와 평화체제를 만드는 정치적 조치가 불가분의 동전의 양면 같은 것이라고 했다.
또 하나 짚고 넘어갈 부분은 한국 언론의 북한 인권에 대한 무관심에 놀랐다는 커비의 얘기다. 그는 COI 보고서가 나왔을 때 “BBC에서 하루 반 동안 톱뉴스였고, CNN과 알자지라도 톱뉴스도 다뤘지만 한국에서는 5번째 뉴스였다”고 했다. 이 얘기에 청중이 웃자 그는 정색하며 “웃을 일이 아니다”라며 “마침 그날 있었던 한국의 건물 붕괴 사건(경주 리조트 붕괴) 뒤의 뉴스로 나왔다.
유엔 COI의 이 보고서가 나온 날 수많은 근대적인 미디어들은 자기 뒷마당의 슬프고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사건에만 주목하려 한 이 현실이여!”라고 한탄했다. 그는 350쪽가량의 북한인권 COI 보고서의 전문이 아직 한국어로 번역되지 않은 것을 아쉬워하며 한국 언론과 정부의 분발을 촉구했다. 한국 사람들이 보고서를 접할 수 있고, 이를 북한 사람들도 알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했다.
워싱턴 | 손제민 특파원 jeje17@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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